2017.04.01 17:30
이번에는 플레이하면서 제가 항상 주의를 기울이는 몇가지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빅핸드(AA,KK) 와 목숨건 사랑을 하지마라.
저도 마찬가지였지만 초심자들이 당하는 큰 재앙은 빅핸드와 지나친 사랑에 빠져서 벌어집니다.
빅핸드가 들어오면 가슴이 벌렁벌렁 뛰며 이걸로 어떻게 하면 칩을 다 때려넣어서 맥스 밸류를 뽑아내나? 이런 생각만 갖게되죠.
하지만 제가 드리는 조언은 빅핸드를 들었을때 반드시 그판을 이기겠다거나 크게 튕겨먹겠다는 생각은 버려라 입니다.
빅핸드는 프리플랍에서 그리고 헤즈업에서 큰 위력을 발휘하지만 멀티웨이 포스트 플랍에서는 단지 원페어에 불과합니다.
빅핸드가 들어왔을때 욕심이 눈을 가려 다른 플레이어들의 레인지 무시... 더럽고 축축한 보드 무시해가며 칩스를 때려넣고 나중에 망연자실한 플레이어들을 수도 없이 보아왔습니다.
큰핸드에 발을뺄수 없게 팟 커밋이 되어버리면 나중에 레이즈를 맞고 지는걸 알면서도 졌다콜로 자신의 스택 모두를 날리게 됩니다.
빅핸드에서 자신의 핸드가 완성되지 않았을 경우... 적절한 팟사이즈 조절로 언제든 발을 뺄 수 있는 여지를 가져야 합니다.
그런 게임운영은 물론 상대방의 핸드를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주기도 하지만 블러핑을 유도하는 효과도 낼 수 있기에 저는 그런 게임운영을 선호합니다.
둘째, 게임중 어느한명에 꽃히지 마라.
게임을 하다보면 테이블의 누군가가 얄밉게 플레이 하거나 다른 사람에겐 다 퍼주면서 자신에게만 개패로 썩아웃 시키는 경우가 가끔 있습니다.
그러면 한국사람 특성상 저새끼 한번만 걸려봐라 아작을 내주마 하고 전의를 불태우지만 오히려 처참하게 발리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한마디로 호구잡힌거죠.
몇달전 2,5 노리밋게임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백인 덩키 노인네 한명이 테이블 크러쉬를하고 있었을때 제가 1000불 바이인으로 그 테이블에 들어갔습니다.
당시 그 노인네는 6,000불 정도의 스택을 가지고 있었는데 딜러 한타임도 가기전에 저에게 한 5대 정도 연타로 얻어터지더니 저를 노려보며 중얼중얼 하더군요.
속으로 저 영감탱이 조만간 나한테 오링나겠구나... 라고 생각했죠.
몇핸드가 지나고 제가 빅블라인드 영감은 버튼 포지션이었을때 드디어 일이 벌어졌습니다.
저의 핸드는 9,4o...스몰블라인드였으면 빅블 3불더 콜도 안할 핸드죠.
림팟에 3핸디드...
K하트, 9하트, 6스페이드가 플랍에 오픈되었습다.
전 당연히 첵, 림퍼 첵, 영감 첵...
버튼에서 림핑에 킹하이보드 투하트인데 벳이 안나온걸로 봐서 영감은 킹도없고 하트드로우도 없는것이 확실했습니다.
15불 팟(스몰이 폴드하여 총 17불이었으나 레이크에 1불, 배드빗 잭팟에 1불씩 떼이고 팟에는 빨간칩 세개)에 핸드가 있으면 팟을 키워야지 슬로우 플레이할 이유가 전혀없기 때문이죠.
턴카드 8다이아...
전 첵, 림퍼 첵, 거기서 영감이 벳 40불을 합니다.
제가 리딩한 영감의 핸드는 페어로 8이 맞았던지 아님 8이 떨어지면서 스트레이트 드로우가 형성이 되었다고 생각했습니다.
파켓페어로 버튼에서 림핑하는 스타일도 아니라 셋은 레인지에서 지웠고
최악의 경우 스트레이트 메이드인데 그랬다면 벳을 40불보다 적게 했을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이유로 전 제 세컨페어9이 베스트핸드라 생각해서 레이즈 120불을 했습니다.
빠꾸 한번 더 맞으면 깔끔하게 인정하고 죽으려 했죠.
그런데 고민하더니 콜...
리버가 오픈되었는데 5하트가 떨어지면서 보드가 하트 석장에 7빵꾸 스트레이트 상황이 되었습니다.
최악의 카드가 떨어졌기에 첵을 하고 벳나오면 죽으려고 준비하고 있는데 영감의 한마디 올~~~~~인!!!!!!!
제가 잘못들었나 딜러에게 다시한번 물었습니다.
What did he says ?
All in...
레이크 빼고 판돈이 겨우 250불인데 3,500불을 올인?
제 칩스는 조금더 많아서 3,500불을 커버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폴드 하려던 핸드를 다시 내려놓고 장고에 들어갔죠.
스트레이트? 리버에 스트레이트가 맞았다 해도 턴에 레이즈 한 내 핸드가 더 하이 스트레이트일 가능성이 있는상황... 또한 스트레이트가 맞았다해도 플러쉬가 무서워 올인을 못할텐데...
그럼 플러쉬?
플러쉬는 아까 영감 레인지에서 지웠는데...
다시 꺼내서 생각해보자.
내가 상대방이라면 내가 플러쉬를 들고 있을수 있는 충분한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올인이라니...
그럼 에이스 하이 넛 플러쉬를 들고 있다는 얘긴데...
넛플러쉬를 들고 있다해도 그렇게 많이치면 죽을거 알면서 올인벳?
믿거나 말거나로 한방에 다 찾아오겠다는 심산인가?
마음이 복잡해 졌습니다.
들어간돈도 얼마 안되는데 그냥 속편하게 카드를 던지고 싶었죠.
하지만 이런 기회가 쉽게 오는게 아닌데 아무리 생각해도 플러쉬일리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수티드 카드로 버튼에게 절대로 그냥길 영감이 아니기 때문이죠.
그 순간... 심장 한쪽으로 화악~~~~ 하고 느낌이 왔습니다.
이건 99프로 블러핑이다....
1프로도 안되는 넛플러쉬가 무서워 이번핸드를 포기하면 난 리딩할 자격도 포커로 밥먹고 살자격도 없는거다.
장고 끝에 한마디 던지며 콜 ...You got it? You got it.
순간 영감 얼굴이 흙빛이 되며
Your flush is good.
I don't have flush.
Your straight is good.
I don't have straight.
What u got young man?
Sir... I call u.
Open your hands or muck it.
오픈한 카드는 Q5o 였습니다.
턴에 것샷 드로우로 콜해 5페어가 맞은거지요.
제가 핸드를 오픈하자 다들 난리가 났습니다.
무려 3,500불을 9원 페어로 그것도 키커는 4.
하트가 석장에 한장 빵꾸 스트레이트 보드...
다른 플레이어들에겐 완전 수퍼 히어로 콜로 보였겠죠.
하지만 저는 제가 베스트 핸드란걸 확신했기에 콜 할 수 있었습니다.
결국 영감은 저한테 꽃혀서 단 30분만에 6,000불이라는돈을 제게 다 퍼주고 유유히 사라졌습니다.
이렇듯 누구에게 감정을 가지고 플레이를 하면 무리한 플레이가 연출되고 자신을 컨트롤할 수 없게됩니다.
여러분들도 특히 오프게임에선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영감과 핸드 얘기가 길어진 관계로 이번 글은 여기서 마무리 짓습니다.
4부에서 좀더 이야기 하기로 할게요.
구구절절 공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