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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탈 균열의 무서움.

2016.09.09 16:06

stuey Views:117179

제목이 말해주듯,

이번 토너일정동안 2주가까운 시간동안의 포커, 결국 마이너스로 귀결되었네요...

많지 않은 뱅크롤을 들고 갔지만, 멘탈의 절실함으로 꼭 승리하겠다고 마음먹고 갔었지만, 결국 그 멘탈을 잃어서 패했습니다...ㅜ

 

토너먼트가 뜻대로 풀리지 않았습니다.. 

 

첫번째 이벤트(2천불)는 머니버블에서 포켓에이스로 빅스택의 88에 탈락,

두번째 Kick-off이벤트(5천불: 새틀라이트로 참가)는 약간의 상금 획득...  

세번째 Megastack이벤트(5천불: 새틀라이트에서 탈락)는 참가 못함.

네번째 Babydragon이벤트(7천불: 새틀라이트에서 탈락)는 참가 못함.

메인이벤트(12,000불-새틀라이트로 참가)는 중반 중요한 문턱에서 포켓 킹으로 99에 탈락,

 

메인이벤트 탈락 후, 멘탈이 변질되기 시작합니다.

슬픔과 화가 무의식적으로 가득찼었나 봅니다.

메인이벤트 참가하기 전까지 25/50캐시게임에서 50bb 바이인으로 나름 견고하게 쳐서 일곱 바이인 정도 축적했었는데,

메인이벤트 탈락 후, 급기야 캐시게임에서 새벽까지 치다가 다 잃어버리는, 이제 절대 안할 것 같던 그 짓을 하게 됩니다.

과거에 자주 반복했던 짓거리지요...

그래도 초반엔 집중해서 치면서 한 3천여불 따고 있다가,

마음은 계속 우울하고, 3-4천불정도는 따도 딴 것 같지도 않고,

피로와 나쁜 기분이 결합된 채 계속 테이블에 앉아 있다가 카드들도 이 마음에 조응하듯

낮은 카드들만 지긋지긋할 정도로(한장 보면 무조건 2~6으로만 시작되는) 런이 나쁘게 진행되고,

그럼에도 일어설 생각은 안하고 우울하게 계속 테이블에 앉아 있다가, 서서히 칩이 녹고 플레이도 루즈해지고, 

막판엔 결국 황당무계한 플레이로 올인이 되어 나오는 이 한심한 짓 말이지요...ㅋ

 

암튼 메인이벤트 탈락후 이 캐시게임에서의 엉망진창이 하나의 변곡점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다음날 제 뱅크롤에 절대 맞지 않는 게임을 합니다. 윈에서 50/100을 미니멈바이인으로 참가해

다행히도 두바이인정도 이기고 나오게 됩니다. 분명 하지 말았어야 할 게임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 날, 토너먼트에 대한 마지막 기대를 걸고,

5천불 바이인 토너먼트에 참가합니다. 이것은 새틀라이트가 없어 5천불을 직접 바이인했지요.

좀더 숙고했어야 했습니다. 이 5천불 토너먼트에서 탈락하면 분명 정신적 타격이 있을 거라는 것을.

하지만 이미 뭔가 멘탈에 결함이 생겨버렸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윈에서 50/100을 친 것 자체가

도박을 하겠다는 멘탈로 접어든 것 같습니다. 

 

결국 이 마지막 5천불 토너도 탈락하게 되고,

응당 캐시게임을 해야하는데, 또 50-100을 치게 되지요.

테이블 선택에 별로 신경도 안 쓴 채, 터프한 테이블에서 하다가,

어리석은 4bet 쇼브로 한 바이인 날라가고, 그 다음은 타이트하게 해야지 하면서도,

인내심 잃고 스택 운영을 잘못하다가 도박적인 플레이로 결국 올인이 되어, 두 바이인을 상실하게 됩니다.

결국 전날 윈에서 50/100으로 승리한 것을 그대로 토해내고, 위 5천불 토너먼트 바이인만 날린 형국이 되었지요.    

이에 초심을 되찾자, 25/50에서 50bb로 다시 잘 시작하면 된다는 마음으로

갤럭시에서 괜찮은 테이블에 앉았는데, 이번엔 배드빗과 배드런이 절묘하게 만나

또 얼마간 잃게 됩니다. 

멘탈이 변질된 탓에, 돈을 못 따도 좋다, 액션이나 마음껏 즐기자 하는 마음이 생겨 결국

모두가 딥스택이고 플레이도 매우 어그레시브하면서도 터프한 레귤러들로 가득찬 50/100 테이블로 옯겨서,

5천불로 모두 2만불 넘는 플레이어들을 상대로, 말그대로 이번 일정의 마지막 캐시게임을 벌입니다.. 

 

그 테이블에선 제가 메인이벤트에서 포켓 킹으로 거의 모든 칩을 잃고서

1BB 남았을 때, Q-3수티드로 올인하여 탈락했던 걸 지켜본 

당최 리딩하기가 힘든 루즈어그레시브의 전형인 키드가 있었는데,

이 녀석이 플랍넛스트레이트로 슬로우 플레이를 했는데,  

하필 저는 턴에서 키커 에이스로 트립스가 되면서,

팟컨트롤을 했음에도 턴과 리버에서 칩을 꽤 잃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후 조금씩 칩의 누수가 생기면서 인내심과 평정심을 잃게 되고,

제대로 된 숏스택 운영을 했어야 했는데, 그냥 칩을 패대기쳐버린식으로 게임을 끝냈습니다.

테이블에서 가장 어그레시브한 플레이어가 400레이즈했을 때, 빅블라인드에서 1700칩으로

에이스 한장만 보고 그냥 올인했습니다. 정말 에이스 한장만 보고서 다른 카드는 보지도 않고 칩을

다 밀어 넣었지요.. 이 녀석 좀 고민하는 척하다 콜. 플랍깔리고 나서 다른 카드를 보니까 6이더군요. ;;

상대는 A-J, 둘다 노페어. 전 다시 바이인하여 플레이할 이유도 힘도 없어서 그냥 테이블을 떠났습니다.

 

메인이벤트에서 같이 플레이했던 그 아이가 저를 조롱할 심산으로 한 말은 아니었지만,

제가 이 테이블에서 올인했을 때 웃으며 "Q-3?"하며 묻던데, 암튼 마음이 좀 허했습니다.

저를 올인시킨 그 레귤러도 이 아이랑 친구인데, 저한테 다시 안올거냐고 물어서 전 웃으며

이미 피쉬짓 충분히 했다고 말하고 테이블을 떠났지요.

 

자멸을 하고나면 마음이 참 불편합니다.

허약한 뱅크롤로 게임을 시작했으면, 당연히 단단한 멘탈로 한없이 긴장하고 승리만을 생각했어야 했는데,

메인이벤트 탈락 이후 감정이 개입되기 시작했고, 결국 제 능력에서 해선 안 될 캐시게임을 하고야 말았습니다.

첫날은 50/100에서 이겼으나, 결국 배리언스가 큰 게임을 하다보니 도로 다 잃고 더 크게 잃게 되었지요.

 

암튼 포커에서 승리하기 위해 어느 정도의 절실함과 냉정함이 필요한 지를 깨닫게 되었고,

포커에서 성공한다는 것은 올바른 판단을 계속 유지할 수 있어야 하는 건데, 그것을 위해서

인생의 전체적인 건강(육체적/정신적)이 얼마나 큰 요인인지를 절감합니다. 

 

여러분 모두,

건강하게 건승하십시오~

저도 오늘부터 건강한 심신부터 확립하는 첫 스텝을 밟아볼까 합니다~

굿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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