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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하 핸드 복기와 반성

2017.03.31 18:42

Eugene Jeon Views:13597

오마하 이야기 1에서 플랍 콰드가 맞고 배드빗을 당했던 이야기를 했었는데요.
이 핸드 복기를 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제 핸드는 빅블에서 8c,8s,Jc,4s로 페어와 더블 수딧을 가진 핸드였습니다.
숫자가 좀 갭이 있지만 페어와 더블 수딧 카드라 플레이가 가능한 마지널 핸드라고 할 수 있습니다.
Mp에서 두명의 림퍼, CO,BT,SB 가 팟에 참가하여 총 여섯명의 플레이어가 플랍을 봤습니다.
CO와 BT 은 포지션에서 림핑을 했기 때문에 스트롱한 핸드라고는 생각되지 않았고 제핸드가 마지널 핸드에 림팟이라 좀 루즈한 분위기에서 플랍을 맞이했습니다.

플랍
8d,10d,8h

플랍에 콰드가 맞았네요.
오마하의 특성상 슬로플레이는 금물이지만 이렇게 꽉 맞은 경우에는 슬로플레이가 가능합니다.
페어가 보드에 있는 상황에서 파켓10,10이 아니라면 다른 플레이어가 드로우를 가지고 있어도 벳을해서 콜을 받기 힘들기 때문에 턴을 공짜로 보여주고 드로우를 떠서 들어오기를 바랬습니다.


9d

제가 바란대로 9d가 떨어지면서 누군가는 메이드을 만들었을 것입니다.
SB 첵, 저는 약한 모습으로 팟벳 30불이 아닌 20불의 벳을 했습니다.
MP1콜, CO콜...
3 way가 되면서 팟은 90불이 되었습니다.

리버
7c

7c이 떨어지며 바닥에는 넉장 줄이 형성이 되었기에 약한 모습을 보이면 누군가는 벳이 나오리라 생각이 되어 첵을 내렸습니다.
벳을 하고 나가서 둘다 폴드를 하던가 레이즈 없이 콜만 받는것이 싫었던거죠.

그런데 MP1이 팟벳 90불... 여기까지는 좋았죠...
거기다 CO 에서 리팟 360불의 레이즈가 나왔습니다.

레이즈가 나오는 순간 보드를 다시한번 확인하자 불길한 기운이 감싸돌았습니다.
온몸의 감각들이 위험신호를 보내고 있었죠...
리레이즈를 치려던 원래의 계획은 안드로메다로 가버렸고 1분여의 고민끝에 콜을 했습니다.

그...러...나...
MP에서 리레이즈 팟1,520불이 나오고 CO에서 스무드콜이 나오는 순간 제 머릿속에는 멘붕이 왔죠...

죽어야 하나... 라는 고민을 하며 핸드와 스트릿을 되짚어보니 제가 두명을 다 이길 핸드는 10,10과 9,9 밖에 없었습니다.
CO가 만약 칩스가 좀더 있어서 단돈 100불이라도 레이즈 올인을 했다면 좀 쉽게 꺾었을텐데 CO의 칩스가 살짝모자라 올인콜 밖에 안되는 바람에 상대방의 정보가 확실하지 않아져 버렸습니다.

CO는 리레이즈 360불을 날리는 순간 거의 팟 커밋이 되었다는 생각때문에 손안에 10,10이나 9,9도 충분히 나올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입니다.

결국 장고에 빠졌고 385불은 집어넣은 3,500불이 이미 실려있는 팟을 1,200불 정도를 더 집어넣어 도전을 하느냐 기브업을 하느냐의 갈림길에섰습니다.
5분여의 고민끝에 그래도 죽을때 죽더라도 콰드로 꺾을수는 없지 않나 하는 마음에 졌다콜을 해버렸습니다.
결국 결과는 세명중 꼴등...

이 핸드를 복기 하면서 저는 제 세가지 실수를 깨달았습니다.

첫째, 지나치고 어리석은 욕심을 부렸다.

프리플랍과 플랍, 턴 까지의 플레이는 나쁘지 않았습니다만 리버에 좀더 엮어보겠다는 욕심이 화를 부른것입니다.
만약 리버에 정상적으로 팟벳 90불을 먼저치고 나갔다면 그뒤에 리레이즈에 이은 삼단레이즈로 쌍따귀를 맞게 되어 좀더 폴드를 선택하는데 쉬운 상태가 되었을 것입니다.
들어간 돈도 적기에 포기도 좀더 쉽게 할 수 있었죠.

두번째, 상대방의 핸드레인지에 대한 정확한 리딩이 없었다.

플랍에 6way에서 벳이 없었다는것은 저처럼 꽉 맞았거나 아니면 아직 못맞추었다 라고 생각하는게 옳습니다.
그렇기에 플랍에서는 상대방 핸드 레인지에 대한 어떠한 확신도 가질 수 없습니다.
하지만 턴에서 20불 벳을 레이즈 없이 콜했다는것은 좀 다릅니다.
턴까지의 상황에서 무언가를 만들었고 얼리 포지션에서 미니멈벳을 해주었는데 팟을 키우는 레이즈가 안나왔다는것은 상대방의 핸드에서 최소한 한명은 10,10이나 9,9가 아니라는 이야기입니다.
10,10이나9,9를 들어서 풀하우스가 맞았다면 어느정도의 리레이즈를 통한 팟키우기를 해야할 시점이기 때문입니다.
이미 보드에 9d가 떨어지면서 드로우도 메이드 가능성이 있고 8을 들고 있는 플레이어가 콜을 줄 수도 있기에 리레이즈가 나와야 하는데 두명중 한명도 레이즈를 하지 않았습니다.
고로 최소 두명중 한명은 풀하우스가 아닌 다른 핸드(스트레이트나 , 플러쉬 같은)를 가지고 있는것이 틀림없다고 봐야합니다.
그리고 리버에 레이즈, 리레이즈의 파이어 워크...
그렇다면 두명중 최소한 한명의 핸드는 스티플로 읽어 줬어야 함에도 정확한 리딩을 하지 못했습니다.

세번째, 다른 플레이어의 핸드를 나에게 유리한 쪽으로 합리화 했으며 남의 눈을 의식해서 졌다 콜을했다.

정황상 진 핸드를 가지고 3분여를 탱킹하다가 이런 생각을 합니다.
두명의 핸드가 10,10 9,9일 가능성도 충분하지... 괜히 오바해서 생각하지 말자... 만약 콰드로 폴드 한다면 히어로 폴드가 되겠지만 다른 사람들이 나를 치킨으로 생각 할거야. 콜해서 진다해도 배드콜을 했다고 하는 사람은 없겠지... 만약 베스트 핸드로 폴드 한거면 난 멘붕이 올꺼야...
같은 자기 합리화와 다른사람의 시선을 의식해서 졌다콜을 했습니다.
핸드를 정확히 리딩하고 그 리딩대로 따라야 함에도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남의 시선을 의식한 플레이를 한 것입니다.

위의 세가지중 한가지만이라도 하지 않았더라면 바른 선택을 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이처럼 오마하는 변수가 많고 카드가 넉장인만큼 높은 족보가 홀덤보다 훨씬 자주 나옵니다.
TV사극에서 보면 섯다판이 자주 벌어지는데 실제 섯다판은 땡이 자주 안나오고 보통 끝수로 승부가 나기에 가보(9끝)면 굉장히 좋은 족보지만 드라마에서는 항상 9땡과 장땡이 승부를 겨루는 것과 비슷합니다.
홀덤이 끝수로 승부를 보는게임이라면 오마하는 최소 족보는 잡고 있어야 판을 끌어올 수 있고 9땡과 장땡과의 승부도 굉장히 자주 나온다는 점에서 말입니다.

이글을 읽은 여러분은 어떠한 선택을 하셨나요?
아참... 한명의 올인콜을 제외하고 저와 다른 한 플레이어는 뒤에 스택이 더 남아 있었습니다. 다만 제게 남은 옵션에는 콜과 폴드만 있었지 리레이즈는 없었기에 말씀드리지 않았습니다.
여러분께는 추가된 하나의 옵션인 리레이즈 올인도 남아 있습니다.
콰드면 무조건 다 박고 보는 분들도 있으시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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